NEON GENESIS EVANGELION
「Genesis Q (제 25 화 Part.G)」
「Genesis Q (제 25 화 Part.G)」
짐승의 포효를 들었다.
모든 것을 후려치는 분노와 초승달 밤보다도 어두운 슬픔이 폭우와 폭풍처럼 엉클어지는 태풍과도 같은 외침이었다.
아스카는 끊어질 듯한 의식 끝에 그를 보았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기다란 머리털이 타오르는 불꽃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크게 뜬 서로 색이 다른 눈동자에서 지성과 이성은 느껴지지 않는다. 몸을 앞으로 심하게 구부린 자세. 크라우칭 스타트와 비슷한 자세지만 오른팔을 앞으로 크게 내밀고 있다. 잘 보면 좌우로 팔의 굵기도 길이도 다르다. 청룡도와 같은 오른팔과 일본도 와 같은 왼팔이었다. 드러난 잇몸에 날카로운 이빨이 늘어서 있다. 침까지 질질 흘리면서 짐승은 남자들을 계속해서 노려보고 있다. 마치 뇌리에 새기기라도 하듯이.
마치 어디까지라도 쫓아가서 반드시 죽일 것이라고 선언하듯이.
신지가 와 주었다.
그런데도 아스카는 알 수 있었다. 방대한 스트레스로 닳아서 끊어져 버릴 것만 같은 의식 속에서 아스카는 이해할 수 있었다.
신지가 와 주었다.
언제나 그렇다. 정말로 곁에 있어 주었으면 할 때는 왜 그런지 꼭 곁에 있어 주었다. 그럴 때는, 지금까지 몇 번 없기는 했지만 강해 보이는 표정 뒤에서 무릎이 떨릴 것만 같을 때 믿음직하지 못한 얼굴로 미소짓는 그의 손의 따스함에 얼마만큼의 힘이 담겨져 있었는지.
어째서 울고 있는 거야?
울부짖는 신지가 보였다. 또 자기 탓으로 돌리고 있다. 정말 바보구나, 너를 잊고 그렇게 심한 말까지 한 나를 위해서 어째서 네가 우는 거야. 바보, 정말로 바보야.
울지 말라구, 나는 괜찮아, 아직 아무 짓도 당하지 않았어, 무슨 상상을 하고 있는 거니, 이 바보, 그러니까, 자아, 이제 괜찮으니까.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외침보다도 빠르게 짐승은 덤벼들었다. 목표는 노엘 한 사람. 전개된 노엘의 「벽」이 짐승의 돌격에 비명을 지른다.
"흩어져!"
명령하기도 전에 EVA-R 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누구보다도 빨랐던 것은 베르히타와 베파나. 둘 다 상해정에서 얼굴과 오른손을 당한 원한이 있었다. 복수의 유쾌함이 그들의 정신을 고양시킨다.
""죽어라!!""
아무런 장식도 없이 두 사람의 왼쪽 주먹이 공기를 가르며 뻗어온다. 짐승은 노엘로부터 떨어져 두 사람의 공격을 순식간에 피한다. 완벽한 콤비네이션으로 짐승을 쫓는 두 사람. 세 번째 공격에서 미처 피하지 못하고 막아냈다. 「벽」은 전개하고 있지 않다. 공격을 막은 왼팔은 꼼짝도 하지 않았지만 움직임이 멈춘다. 등뒤에 초진동 나이프를 손에 든 풋키와 톰테가 덤벼든다. 오른쪽에서부터 목을, 왼쪽에서부터 옆구리를 향해 찔러오는 칼끝을 몸의 움직임만으로 빗나가게 만든다. 머리 위로 곡도(曲刀)를 크게 휘둘러 올린 스벤의 모습. 필살의 일격이 질풍이 되어 내리쳐진다.
기이잉!
진홍빛 오른눈에서 섬광이 튀어 흩어진다. 그것을 피하는 스벤. 칼의 궤도가 살짝벗어나자 짐승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포위망을 빠져나간다. 크게 구부정한 자세로 미끄러지듯이 이동하여 어떤 장소에서 갑자기 멈춘다. 얼굴이 똑같은 소년들로부터그 모습을 감추듯이 짐승은 아스카에게 등을 보이고 막아섰다.
"테이아이엘로부터 우리들은 떼어놓기 위한 양동, 이었던 모양이군요."
요올의 말에 킨트가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저런 모습으로 머리는 돌아가는 모양이군."
"저것이 루시퍼. 순수혈통의 에반게리온·캐리어인가."
노엘은 이미 조금도 동요하고 있지 않다.
"그저 괴물일 뿐이잖냐. 저걸로 어떻게 될 정도로 우리들은 쉽지 않다구."
노엘도 또한 얼굴을 찌푸리며 웃었다. 천박한 말투 아래 날카롭게 갈린 전투 센스에 불이 붙는다.
"다시 한 번 하지. 마무리는 「창」으로 찌른다. 킨트, 요올. 아까 한 말이 허풍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 보여라. 너희들이 「창」을 먹여 줘라."
말없이 끄덕이는 킨트와 요올. 사이가 나쁜 노엘의 명령이지만 그가 옳다고 생각하면 거역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감정에 휘둘리는 자도 있다.
"기다려 줘, 노엘. 마무리는 우리들이 하게 해 줘!"
베르히타가 거칠게 항의한다. EVA-R 로서 그날 밤에 당한 치욕은 어떻게 해서든지만회할 필요가 있었다.
"명령이다."
"어째서!"
"너희들은 오늘 「창」을 몇 번 쐈지?"
""그건...""
대답에 막힌다.
"그게 이유다. 피로 때문에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지.
그런 상태로는 저 녀석의 숨통을 끊어놓지 못해. 걱정하지 말라구. 꼼짝하지 못하게 만들고 나서 원하는 만큼 가지고 놀아 주면 되잖냐."
야비한 웃음으로 베르히타와 베파나를 막는다.
"알았다."
"얼굴과 팔을 엉망진창으로 찌그러뜨리고 나서 천천히 죽이겠어. 약속했다."
"그래, 그래. 알았어 알았다구. 마음대로 해."
어이없다는 듯이 손을 흔들어대는 노엘.
"이야기는 끝났다. 간다!"
말없이 다른 일곱 명이 사라졌다.
"녀석은 움직이지 않아. 공격을 집중해라!"
말할 것까지도 없다.
나이프를 든 풋키와 톰테가 다시 한 번 좌우에서 덤벼든다. 뒤집어 쥔 좌우 두 자루, 총 네 자루의 초진동 나이프가 연속해서 짐승을 노린다. 완벽한 댄스. 반 순간의 망설임이 죽음을 부르는, 위험하면서 그렇기에 더욱 아름다운 세 사람의 춤. 짐승은 피하는 것만으로는 모자라 양팔에 「벽」을 전개해 막고 흘려 보내며 작은 빈틈을 파고들려 한다. 그러나 풋키와 톰테의 콤비네이션에는 아주 조금의 빈틈도 없다. 한쪽의 빈틈은 다른 한쪽이 커버해서 사라져 버린다. 시간으로 치면 10초도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는 것은 누구의 눈에도 뻔해 보였다.
상체를 비틀어 칼날을 피한다. 금빛의 머리카락이 몇 가닥 날리고 등뒤의 아스카와 눈이 마주쳤다.
푸른 눈동자가 울먹이고, 하얀 피부 여기저기에 폭력에 휘둘려 생긴 붉은 멍이 보였다. 그것만으로도 짐승의 본성이 발갛게 달아오른다.
오른손 안에서 세 장의 「칼날」이 생성되고 왼손에서는 두 가닥의 「빛의 실」이 떠오른다. 붉은 오른눈에서 연속으로 「빛의 활」을 세 번. 명백하게 위협. 습격자두 사람의 움직임이 갑자기 굳는다. 양손에서 「칼날」과 「실」을 발사한다. 나이 프를 손에 쥔 채 풋키와 톰테는 두 팔을 교차하여 「벽」에 모든 힘을 쏟아붓는다.
섬광이 튀어 시야를 새하얗게 물들이고, 충격을 미처 다 흡수해 내지 못한 두 사람이 천장으로 튕겨져 날아간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그 발밑으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베르히타와 베파나. 그 손에서 둔하게 빛나는 것은 초고속진동봉 크레이지 로드. 정면 아래쪽으로부터 올려치는 로드를 몸을 돌려서 피한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두 사람이 원하던 바. 숨겨 둔 나이프가 짐승의 단단한 두 다리에 꽂혔다. 예리한 나이프의 20센티를 넘는 날이 전부 다 파고들어 있었다.
베르히타와 베파나가 교차하듯이 뛰어서 물러나고, 짐승은 홀로 아스카 앞에 남겨졌다.
"체크메이트, 라고 할 수 있겠군."
팔짱을 낀 노엘의 좌우에 킨트와 요올이 「창」을 준비하고 서 있었다.
구둣바닥을 얇게 베어내듯이 「실」이 바닥을 미끄러져 갔다.
발사된 「창」의 궤도 상에 움직일 리 없는 두 개의 그림자가 끼어들었다.
「창」이 그림자의 가슴을 꿰뚫고 그 몸을 인형처럼 날려 보냈다.
맛이 다른 피가 피보라가 되어 신지의 뺨을 적셨다.
뺨에 그은 메이의 핏자국이 속삭였다.
벽에 라이와 요우코가 꽂혔다.
"치잇, 죽다 못한 녀석들이!"
노엘의 성난 외침. 그러나 신지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뺨을 적시는 선혈의 따스함만이 느끼고 있는 전부였다.
"신지!"
허리에 감기는 두 개의 팔.
"신지!"
온힘을 다해 몸을 끌어당기고 있는 모양이다. 조금이라도 적과의 거리를 벌리고자,이런 상황에서도 더욱, 그녀는 필사적으로,
"아스카."
짐승은 신지로 돌아온다. 다리를 치닫는 격렬한 통증. 운동화 바닥과 함께 나이프의 칼끝은 절단되어 있었지만 다리에는 여전히 꽂혀 있는 상태였다. 아픔이 의식의 각성을 재촉한다. 그래도 다리는 움직인다. 구해 준 그녀는 벽에 내팽개쳐져 있다.
"아스카."
허리 부근을 뒤돌아보자 눈물을 글썽이는 아스카의 얼굴이 있었다.
"신지이."
눈이 마주쳤다.
기억해 냈다.
기억해 내 주었다.
"신지!"
상황을 잊고 아스카는 그저 그 이름을, 잃어버리고 있던 모든 것을 불러내듯이 외쳤다. 사람과는 동떨어진 모습으로 변해 있던 육체가 점차 줄어들어 그는 사람으로 되돌아온다.
"아스카."
신지는 그 이름을 음미했다. 감겨 있는 두 팔로부터 힘이 흘러들어온다.
그리고 자신도 또한 기억해 냈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왔는지.
""죽어라!""
베르히타와 베파나다. 그날 밤 상해정에서 봤던 것과 같은 신지의 모습에 더 이상참을 수가 없었다. 번쩍 들어올린 크레이지 로드를 음속마저 넘도록 내려치자 바닥이 충격과 초진동에 문자 그대로 산산이 부서진다.
베르히타는 얼굴에, 베파나는 목에 질풍을 느꼈다.
그리고 의식이 떨어져 나간다.
굉음과 진동, 피어오르는 먼지와 아래층으로 떨어지는 돌더미.
EVA-R 들은 보았다. 뻥 뚫린 구멍에 떨어지는 일도 없이, 반나체 상태의 테이아이 엘을 안아든 채 눈이 번쩍 뜨일 것 같은 돌려차기 두 번으로 동료를 격침시킨 신지의 모습을. 기회를 틈타기는 커녕 소리를 지르지도 못했다.
그 등에 나타난 거대한 빛의 날개가 발하는 빛에 그들은 시선을 빼앗겼다.
그것을 미야는 느꼈다. 신지로부터 남겨진 채, 나아가야 할지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갈지 망설이던 중 폭풍을 피해서 온 골목길의 한 모퉁이에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신지군?"
여섯 다리의 기동 병기 웅골리안트 시스템 세 소대와 대치하던 천사들도 들었다.
미즈호, 마이, 텐마, 타이지, 이사나, 사요코, 츠바사. 정신없이 퍼붓는 총화 아래에서 그들은 뒤쪽에 있는 제레 빌딩을 한 순간만 돌아본다.
"그것인가?"
전력을 차단 당해 엘리베이터도 움직이지 않기에 비상계단을 날아오르듯이 오르는 릴리스에게도 느껴졌다. 비상등만이 밝히고 있는 어두운 공간에 떠오르는 진홍빛의 두 눈동자가 살며시 흔들렸다.
"누구?"
이윽고 눈동자의 빛이 옅어지며 어둑어둑한 어둠 속에서 레이가 계단 위를 올려다보았다.
"그립고, 따스해. 마치......"
그리고 어디인지 모를 칠흑 속에서 그도 알았다.
"기다리고 있었어, 신지군."
신지는 아스카를 안은 채 가만히 뒤돌아본다. 벽에 반쯤 박히듯이 붙어 있는 소녀와 소년의 모습. 가슴으로부터 넘쳐흐르는 피는 발목에까지 이르러 힘없이 푹 숙인 얼굴에 핏기는 없다. 가득 펼쳐진 날개가 울렸다. 수정과 은이 마찰하는 듯한 소리와 함께 옅은 빛의 이슬이 두 사람을 감쌌다.
아물 리가 없는 가슴의 상처. 흘러나오던 피가 기세를 늦추고 이윽고 완전히 지혈된다. 서로의 몸에 셀 수 없을 만큼 새겨진 상처가 필름을 되감는 것처럼 회복되어간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창」에 꿰뚫린 자는 「에바」의 활동을 정지 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에바」가 지닌 초월적인 회복능력은 발동하지 않는다. 그렇다는데도 이것은.
라이와 요우코의 뺨에 희미하게 붉은 기가 되돌아오는 것을 확인하고 신지는 미끄러지듯이 공중을 이동하더니 또 한 사람 벽쪽에 쓰러져 있는 아라시 곁에 내려섰다.
그곳에서도 똑같이 날개를 울린다. 그러나 아라시의 반응은 둔하다. 간신히 끊어질듯 말 듯한 호흡은 있었지만 그것은 몹시 약하고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신지는 아스카를 내려놓더니 조용히 시선만으로 아스카에게 말했다.
"그의 곁에 있어 줘."
아스카는 말없이 끄덕이더니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
신지는 남은 다섯 명의 EVA-R 쪽을 향해 몸을 돌린다. 날개는 서서히 옅어지다 이 윽고 모습을 감춘다. 붉은 오른눈과 금빛의 왼눈이 결의의 색으로 물든다. 그러나불꽃과 같은 기세는 없다. 얼어붙은 호수와 같은 고요함이 있을 뿐이다. 오른 다리를 앞으로 크게 벌리고 강고한 오른손을 내밀며 예리한 왼손은 하늘을 향해 뻗듯이 머리 위로. 등을 곧게 펴자 가슴이 크게 흔들렸다.
"상황을 정리한다. 저것은 뭐냐?"
노엘에게도 동요의 빛이 짙게 드리우고 있었다. 대답할 수 있는 자는 없다. 순수혈통의 에바·캐리어 루시퍼. 등에서부터 빛의 날개가 자라나 자신들의 동료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그 부분에서 생각해 낸다. 베르히타와 베파나는 어디에 있는가.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바닥에 뚫린 구멍을 통해 아래층으로 떨어져 돌더미에 깔렸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 구해 주려고 해도 그것은 눈앞에 있는 이 녀석을 어떻게든 하고 난 다음의 일이다.
"괴물에서 인간으로 되돌아왔다. 그러나 아까처럼 서 있는 것만으로도 느껴졌던 압박감은 더 이상 없군. 압도적인 힘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훨씬 더 줄어든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군."
스벤이 간신히 입을 열었다.
"방금 전의 날개, 일까요. 그것도 사라졌습니다. 그것이야말로 그의 능력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지금은 기회라고 봐야겠군요."
요올의 말에 킨트가 동의한다.
"저 자세는 남파소림계가 틀림없을 거다. 이 상황에서 저것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군."
"좋아, 동요하는 건 여기까지다. 요는 늘 하던 대로 하면 된다는 거로군. 만만하게 보지 마라. 다음 공격으로 해치우겠다. 「창」은 내가 쏘도록 하지."
다시 한 번 그들은 흩어졌다. 인간의 눈으로는 결단코 포착할 수 없는 움직임으로 상대를 에워싸고 동시에 공격을 가한다. 그들이 언제나 취하던 수단이며 필살의 포메이션. 앞뒤로부터 풋키와 톰테가 공격범위에 들어선다. 신지가 그 앞으로 내디뎠다. 한 순간 빠르게 앞쪽의 풋키와의 거리를 좁힌다. 풋키는 당황하지도 않고 작전을 변경. 다리에 대한 태클로 신지의 움직임을 봉쇄하려 하지만 그것도 신지에게는 예상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머리 위에서부터 신지의 팔꿈치 내려찍기가 직격.
바로 이어서 양손으로 머리털을 잡아 안면에 무릎치기. 도망칠 수 없는 100 퍼센트의 충격이 풋키의 모든 것을 후려친다.
등뒤에 살기. 두 다리를 180도 벌려서 몸을 낮춘다. 머리 위를 폭풍과도 같은 나이프의 칼끝이 매섭게 지나갔다. 몸을 비틀어 팔만으로 몸을 지탱하고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요령으로 다리를 휘두른다. 톰테가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자 왼쪽으로 잽.
피한 톰테에게 오른손 스트레이트. 간격을 완벽히 파악했던 그 뺨에 너무나도 쉽게 주먹이 파고든다. 좌우로 양팔의 길이가 다른 지금의 신지이기에 가능한 함정이다.
휘청거린 톰테의 오른팔을 잡아 몸의 위치를 뒤바꾸며 어깨에 멘다. 오른 팔꿈치가 있을 수 없는 각도로 꺾이고, 그 반동으로 톰테의 몸은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머리부터 바닥에 격돌하기 직전에 단단히 노린 로우킥이 텅 빈 뒤통수를 베어 버리듯이 차 냈다. 크게 회전하며 그 몸은 바닥의 커다란 구멍 속으로 사라진다.
3초에도 미치지 않는 공방, 그것만으로 그들의 필살의 포메이션은 크게 흔들렸다.
무리하게 정면으로부터 스벤이 뛰어든다. 손에 든 긴 곡도로 목구멍과 가슴과 명치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세 번 연속 찌르기. 신지는 몸을 비트는 움직임만으로 피한다. 계속해서 쫓아가려 내디딘 스벤의 오른 무릎을 정면에서 발로 찼다. 그 다리로 곡도를 든 두 손을 차올린다. 칼끝이 천장에 꽃혔을 때는 미끄러져 들어간 오른 팔꿈치가 아래쪽에서부터 명치를 가격하고 있었다. 그대로 무너져 내리듯이 스벤은 바닥에 쓰러졌다. 입에서 대량의 피를 토해 낸다.
비명과 성난 외침이 들린 것은 그 순간.
싸움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던 신지의 맹점. 뒤쪽으로 돌아들어간 노엘이 아스카의 등뒤에서 그 가느다란 목을 움켜잡고 있었다.
"거기까지다 루시퍼. 더 이상 저항해 봐라. 이 녀석의 목을 분질러 버릴 거다!"
피를 토하는 듯한 절규였다. 그러나 그 말에 동요한 것은 신지보다도 남겨진 킨트와 요올이었다.
"뭘 하고 있는 거냐, 노엘! 어째서 스벤을 커버하지 않는 거지!"
킨트의 외침에 노엘은 진심으로 어이없다는 듯이 얼굴을 찌푸렸다.
"바보냐 너는. 작전이다, 이걸로 이 녀석은 아무 것도 못해. 어서 「창」으로 숨통을 끊어라!"
"이 순간에 네가 뛰어들었다면 스벤과 너로 저격할 수 있었잖냐!"
"나는 확실한 방법을 택할 뿐이다. 시시한 말 지껄이지 말고 어서 해라!"
노엘의 명령에 킨트와 요올이 따르려 하다 깨달았다. 신지는 당황하지도 망설이지도 않는다. 마치 뭔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그 때 노엘의 등뒤에서 또 하나의 그림자가 움직였다.
"알았어, 얼른 끝내고 말고."
뒤쪽에서 아라시가 노엘의 겨드랑이 밑으로 팔을 넣어 움직이지 못하게 붙들었다.
거의 죽어가던 그가 일어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랍다는데도 노엘은 쉽게 떼어놓지못했다. 왼손으로 잡고 있는 아스카의 목을 놓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바보냐, 이 죽다 만 녀석이. 이 여자가 어떻게 되어도."
"너야말로 바보구나. 내가 여자아이를 위험에 처하게 만들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말이 끝나기 전에 아스카의 목을 움켜잡던 노엘의 왼손이 팔꿈치 부근에서 소리를 내며 터졌다.
충격과 격렬한 통증에 노엘이 눈을 크게 뜬다. 비명은 지르지 못한다.
"넌 내 피를 배불리 마셨었지? 내게 접근한 게 실수였어. 내 앞에서 아스카짱을 다치게 한 죄를 뼈저리게 느끼도록 해. 넌 나에게 죽는 거야!"
귓가에서 속삭이는 듯한 아라시의 목소리. 직후에 온몸의 서른여섯 군데에서 동시에 폭발. 뿜어져 나온 선혈이 피부에 닿자 흰 연기를 내며 피부가, 살이, 뼈가 융해되어 간다. 노엘은 고통에 몸부림치다 비명 한 번 지르지도 못한 채 서서히 부피를 줄여 나가며 그대로 바닥의 큰 구멍으로 떨어졌다. 그 결말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자는 그 자리에는 없었다.
주저앉는 아스카의 몸을 아라시가 부축한다.
"지금만큼은 나에게 맡겨 줘. 그쪽은 너에게 맡기겠어."
아라시의 말에 신지는 남은 두 명의 EVA-R 을 보았다. 얼굴을 마주본 킨트와 요올은 결심했다는 듯이 두 손을 들었다.
"관두겠어."
"항복입니다."
포기했다는 듯이 두 사람은 그렇게 말했다.
"무슨 뜻이지?"
신지는 자세를 풀지 않고 일단 묻는다. 분노는 아직 가슴 속에서 불타오르고 있다.
"당신에게는 이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이 바보 같은 계획을 발안한 자도 사라졌습니다. 더 이상 싸워야 할 이유가 생각나지 않는군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요올은 대답했다. 진심이었다. 두 사람만큼은 마지막까지 노엘의 제안에 찬동하지 못했던 것이다. 최종적으로 계획에 가담한 이상 같은 죄라고 는 생각하지만 저항할 만한 기력은 신지의 싸움을 보고 날아가 버렸다.
"사과하는 것으로 된다면 테이아이엘에게 행했던 무례한 짓들은 사과 드리겠습니다.
빌딩에서 탈출하는 것도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이대로."
액체로 채워진 고깃주머니에 칼날을 쑤셔넣는 불쾌한 소리가 둘 그 자리에 울려퍼졌다.
"뭣?"
자신들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하지 못하고 킨트와 요올은 자신과 서로의 가슴을 보았다. 희미하게 결정화한 빛이 튀어나와 있었다. 신지를 본다. 그는 자세를 잡고는 있었지만 그뿐. 오히려 자신들보다도 놀라고 있다. 빛은 뒤쪽으로부터 꽂혀 있었다.
자신들에게 전혀 들키지 않고 등뒤에 섰다는 말인가.
"너희들에 대한 처치는 이것 외에는 생각나지 않아."
방울을 울리는 듯한 목소리.
녀석의 목소리다.
"네 녀석."
"타브리스."
손끝부터 몸이 석화되기 시작하더니 바로 무너져 간다. 그 속도는 놀랄 정도로 빨라, 두 사람은 곧 부서진 석상으로 모습을 바꿨다. 공포로 일그러진 얼굴은 바닥에 떨어져서 바로 모래가 되어 버렸지만.
"이것이 오리지널의, 진짜 「롱기누스의 창」의 힘이야. 신지군."
그리고 나타난 것은 최후의 사자(シ者) 카오루였다.
* 오랜만입니다.
정말로 오랜만이네요.
얼마만일까요.
그럼, 다음에는 언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응, 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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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알게 되어 같은 시기에 활동하고 실제로 오프 모임에서 만나는 등 함께 동인지를 만들던 동료가 사고로 별세했다는 것을 최근 들어 알았습니다.
우선은 그 사실에 놀라고, 그것을 모른 채 몇 달이나 지났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분의 권유로 당시 프로바이더를 찾던 저는 이 big.net 을 이용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곳에 Q 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그 분 덕분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별이 오더라도 그것은 훨씬 더 나중의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정말로,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옛날 그 분이 쓴 문장을 읽으면서 업데이트를 해야만 한다고 문득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는 그것만으로 썼습니다. 써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그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설령 에바의 속편이 만들어져서 또다시 인터넷 상에 에바 사이트가 넘치고, 그리운 동료들과 다시 만나게 되는 일이 있더라도 그곳에 빈 자리가 하나 생겨 버립니다.
그 사실이 지금은 너무나도 슬픕니다.
에바와 인터넷으로 사귀게 된 동료였습니다.
지금은 그저 명복을 빕니다.
고마웠습니다.
(주: 위의 글은 HTML 상으로 흰색 배경에 흰색 글씨로 쓰여 있는 글입니다. 번역 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이것도 nary 씨의 일종의 메시지라고 생각해서 번역했 습니다. 비록 누구인지는 모르는 분이지만 번역하는 입장에서 지금의 Genesis Q 를 있게 해 주셨다는 그 분의 명복을 빕니다)
nary
2004/07/26
*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일본의 (C)GAINAX 의 작품입니다.
* 「Genesis Q」는 成重貴幸 씨의 인터넷 홈페이지 「Genesis Q」에 연재중인 에반게리온 팬 픽션 소설입니다.
* E-mail : 홍군(hebikun@hanmail.net) | nary(nary@big.or.jp)
* URL : 홍군(http://hebikun.egloos.com/) | nary(http://www2.big.or.jp/~nary/shumi.html)
* 이 글을 다른 곳에 옮기고자 하실 때는 사전에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 홍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