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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8
제목:Vulnerable Heart ~Love And Sacrifice~ Part C - 1
글쓴이:Evangelion

조회:103
작성일:2008-02-20 12:26:28
수정일:2008-06-19 18:28:03

게시물주소: http://evangelion.ohpy.com/236545/8

글내용 본문

Vulnerable Heart  ~Love And Sacrifice~ 

Part C ~Regret of  young days~

 

 
 
Translated by 메일룬
 
 
 
 
 
 

절망의 크기는 기대의 크기에 비례한다. 5호기의 실패는 그에대한 기대가 컸던 것 이상으로 전세계에 실망을 주었다. 지금까지의 방법으로 적성체를 쓰러뜨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지의 분위기는 한층 더 악화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영향은 NERV 내에도 퍼지고 있었다. 그것은 파일럿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연애 드라마는 안 봐?」
 
 라운지에서 턱을 괴고 있던 아스카에게 카오루는 놀리는 것처럼 말을 걸었다. 그런 카오루에게 아스카는 약간 미간을 찌푸리며 쏘아붙였다.
 
「저쪽은 최근 보고가 없어.
 뭐, 너무 행복한 것을 보면 오히려 괴로워지니까 상관없지만」
 
「그러면, 아스카가 우울해 하는건 무슨 이유?」
 
「지금만 우울한게 아냐. 나는 NERV에 오고 나서 계속 이상태였어.
 별로 지금 시작된 게 아니라고」
 
 기분이 좋지 않음을 확실히 말한 아스카지만 카오루는 신경쓸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 우울함의 정도가 다르다는 걸까?
 5호기의 실패 이래, 평소보다 더 우울한 것 같은데」
 
「……알면서 도발하는거야?」
 
「당연하지」
 
 카오루의 대답은 아스카의 신경을 확실하게 자극했다.
 
「4호기를 타지 않아도 죽는 방법은 많아……」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보인 아스카였지만, 그 표정은 오히려 카오루를 기쁘게 만들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스카답지 않으니까.
 어쨌거나 싸우러 온 건 아니니까 나쁘게 생각하진 마.
 조금 신경이 쓰이는 소문이 들려서 말야, 아스카가 알고 있는지 확인하러 왔어」
 
「그 소문이라는 걸 빨리 말해.
 널 죽이는 건 그 뒤로 할테니까」
 
 날카롭게 쏘아붙이는 아스카였지만 카오루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 근처에 앉았다.
 
「아야나미 레이가 NERV로부터 사라졌다고 해.
 아스카도 알고 있어?」
 
「흥미로운 이야기이긴 해. 하지만 이제 와서 레이가 사라져도 아무런 영향도 없잖아」
 
「확실히 그녀는 에바를 탈 상태가 아니니까.
 사라졌다고 해도 우리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없지」
 
「이야기가 그걸로 끝이라면 지금부터 편하게 해주지」
 
 주먹을 들어올리는 아스카에게 카오루는 그것도 경솔한 생각이라며 말을 계속했다.
 
「어째서 지금 아야나미 레이를 옮길 필요가 있는거지?
 내가 신경쓰는 건 그점이야」
 
「치료때문 아냐?
 여기 있어도 회복의 전망은 없지?
 그렇다면 다른 장소로 옮겨도 이상할건 없잖아.
 옮겨진 시기가 우연히 지금일 뿐이겠지」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
 그러면 이쪽 이야기는 어때?
 최근 NERV 기술부에 외부 연구소로부터 사람이 드나들고 있어」
 
 그 정보에 아스카는 한숨을 쉬었다.
 
「우리 기술부에 외부 연구소 사람이 출입하는 게 어디가 드문거야?
 그런건 항상 있는 일이잖아.
 정보라면 더 나은 걸 가져와!」
 
 화낼 생각도 없어졌다며 아스카는 손을 흔들었다. 혼자 있고 싶으니 눈앞에서 사라져 달라는 것이다. 그런 아스카에게 카오루는 옅은 웃음을 돌려주었다.
 
「……화낼거야」
 
「아니, 정보를 조금씩 전달하니까 정말로 이야기가 안 통하는구나 해서.
 특히 특정 고유명사를 빼면 그게 정말로 당연한 이야기가 되어 버리네」
 
「뭘 말하고 싶은 거야……」
 
 카오루는 아스카의 옆에 다가가 그 귓가에 특정 고유명사라는 놈을 말했다.
 
「아야나미 레이가 옮겨진 일은 말했지.
 이곳 부지에 연구소가 하나 더 있다는 일도 들었던 적 있지?
 명칭이 게히룬이라고 하는데 그녀는 거기에 옮겨졌어」
 
 이것이 우선 하나. 아스카의 말을 기다리지 않고 카오루는 말을 계속했다.
 
「그리고 우리 기술부에 출입하고 있는 외부 연구기관.
 이것도 또 게히룬이야」
 
 그리고 마지막 게다가 제일 중요한 정보라며 카오루는 목소리를 낮췄다.
 
「게히룬의 연구 목적은 4호기를 사용하지 않는 적성체의 섬멸 방법 연구.
 거기다 5호기 실패 이후 매우 활발하게 활동을 시작했어」
 
「즉, 아직도 무언가 방법이 남아 있다고 하고 싶은거야?」
 
 아스카의 반응에 먹이를 물었다며, 카오루는 내심 미소짓고 있었다.
 
「그곳 소장의 이름이 기대하게 만들어.
 이카리 겐도우라는 이름을 들어 본 적 있어?」
 
「이카리 겐도우는……이카리 유이의 남편?」
 
 놀란 눈을 한 아스카에게 카오루는 그렇다며 긍정했다.
 
「아마도 에바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을 사람이야.
 그 사람이 마침내 움직임을 보였다……이게 뭘 의미하는 걸까?」
 
「조금은 다른 국면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다는 거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해」
 
 아스카가 신음소리를 내더니 힘차게 일어섰다.
 
「아스카, 갑자기 왜 그래?」
 
「정해져 있잖아, 리츠코한테 확인하러 가!」
 
 그 대답에 카오루는 어깨를 움츠려 보였다.
 
「알고는 있었지만 네 행동력은 대단해」
 
「너는?
 가고싶다면 데려가도 좋은데?」
 
「당연히 나도 갈거야」
 
「그러면 우물쭈물 하지 마!」
 
 아스카의 질타에 카오루는 쓴웃음과 함께 일어섰다.
 
  (역시, 정보는 조금씩 주는 게 재밌어)
 
 그 때의 아스카의 얼굴을 기대하면서 카오루는 칙칙한 기쁨에 잠겨 있었다.
 

 일주일이 지나면 놀라움의 질이 바뀐다. 눈앞의 청년과 논의하면서 리츠코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 어머니에게 소개받았을 때에는 상대의 젊음과 연구자로서의 미숙함에 놀랐던 것이다.
 원래 어머니가 데려온 사람이니 보통 사람이 아닐 것이라 상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논의를 시작하게 되고 그 상상이 아직도 물렀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정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4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거야!!)
 
 아직 어린 얼굴로 그가 10대라는 것은 알지만 리츠코와 논의하는 내용의 깊이가 그 외형을 커버한다. 눈을 감고 논의했더라면 상대를 자기보다 연상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천재라는건 정말 있는거네)
 
 리츠코는 자신이 그 재능을 질투하기보다 부러워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걸로 쌍방의 합의점은 도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게히룬에서는 NERV에 정식으로 협력을 요청하고 싶습니다」
 
「파일럿의 인터뷰 및 시뮬레이션의 참가.
 탑승 실험 등의 협력인가요?」
 
「그 중에는 모의전도 포함됩니다」
 
「목적을 볼 때 거절할 이유는 없지만……」
 
 NERV에 배치된 기체는 모두 전투를 목적으로 한 것이다. 실험에 사용했을 때의 리스크를 생각한다면 쉽게 승낙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그쪽 사정도 당연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쪽에서는 실험에 임하여 생각되는 리스크,
 그리고 실험으로 생길수 있는 최대한의 손해, 복구시간을 제출하겠습니다.
 그걸 바탕으로 검토해 주실수 없을까요?」
「그 외에 방법은 없겠지요.
 단, 최종 판단을 하는 것은 제가 아니고 총사령이에요」
 
「그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일럿의 인터뷰를 선행할 수는 없을까요?
 이쪽에 관해서는 실험과 달리 리스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확실히 그 쪽은 제 권한 내에서 가능해요.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누가 인터뷰 대상인가요?」
 
 신지는 자료를 내밀었다.
 
「소류 · 아스카 · 랑그레이, 나기사 카오루, 오가사와라 사치코, 아즈마리아 · 헨드릭.
 미안하지만 뒤의 둘은 아직 입원중이에요」
 
「그녀들은 간단한 청취만으로 좋습니다.
 그러니까 병문안겸 방문할 수 없을까요?」
 
 그렇다면 상관없을까 하고 생각했다.
 
「무리는 시키지 않는다는 조건이라면……」
 
「가볍게 이야기하는 정도입니다.
 아마 그걸로도 충분한 데이터를 모을 수 있습니다」
 
「나도 그 내용을 들을 수 있을까요?」
 
「감시카메라로 모니터 하는건 방해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파일럿 보호는 그 쪽의 권리니까요」
 
   그 말에 리츠코는 앞으로의 예정을 물었다.
 
「파일럿 면접은 어떻게? 모두 모아서 한번에? 아니면 개별적으로?」
 
「그렇군요, 개별이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꽤 깊은 곳까지 물으려 하니까요,
 타인이 없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그러면 누구부터 시작할까요?」
 
「간단하게 끝날 것 같은 오가사와라 사치코와 아즈마리아 · 헨드릭 일까요?
 둘중 어느 쪽이라도 상관하지 않으니 차례는 그쪽에 맡깁니다」
 
 리츠코는 증상이 가벼운 아즈마리아를 지정했다.
 
「언제부터 시작하겠어요?」
 
「지장이 없다면 즉시.
 시간은 1초라도 소중하니까요」
 
「알았어요」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걸기위해 책상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녀의 방문이 난폭하게 두드려진건 정확히 최초의 버튼을 눌렀을 때였다.
 
「실례, 누군가 온 것 같아서」
 
 어쩔수 없이 수화기를 내려놓고 문으로 향했다. 아무도 부르지 않은 이상 무엇인가 갑작스러운 연락일 것이다. 그러나 리츠코는 문을 열고 상당히 놀랐다. 그곳에는 부른 기억이 없는 아스카와 카오루의 얼굴이 있었던 것이다.
 
「당신들을 부른 기억은 없는데……」
 
「조금 소문을 듣고 왔어」
 
 괜찮을까 라는 아스카에게 리츠코는 곤란한 표정으로 신지를 보았다. 신지는 상관없다며 일어섰다.
 
「차례가 바뀔 뿐입니다. 저는 상관 없어요.
 거기에 두사람이 모여 있다면, 설명도 한 번에 끝나니까요」
 
「그렇게 말해 주니 고맙네요」
 
 리츠코는 둘을 방으로 들여보냈다.
 의외로 젊은 상대에게 아스카는 확실히 긴장하고 있었다. 평상시의 그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부드러운 행동으로 방에 들어가더니 상대를 향해 크게 고개를 숙였다.
 
「네, 음, 처음 뵙겠습니다.
 소류 · 아스카 · 랑그레이입니다.
 갑자기 실례해서 죄송합니다!!」
 
 카오루와는 다른 타입의 멋진 남자에게 아스카는 드물게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그런 아스카가 모르게 카오루는 웃고싶은 것을 참고 있었다.
 
  (역시, 정보는 숨기는게 재밌어)
 
 고개를 숙이고 있던 신지는 카오루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단지 긴장하고 있는 아스카가 이상해서 살짝 미소를 보였다.
 
「만나는 것은 2번째네요.
 게히룬에서 연구하고 있는 이카리 신지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신지는 오른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아스카는 그저 놀란 얼굴을 할 뿐이었다. 그런 아스카를 보고 카오루가 결국 참지 못하고 웃기 시작했다.
 
「아스카, 사랑하는 신지군이야.
 매일 비디오로 보고 있잖아?」
 
「사랑하는……?」
 
 무슨 일인지 고개를 갸웃거린 신지에게 실은 하고 카오루가 말했다.
 
「미츠키씨를 위해서 너의 경과를 관찰하고 있었어.
 그 과정 속에 약간의 액시던트가 있었다는 거야!」
 
「즉, 저도 관찰대상이 되어 있었다는 거군요?
 별로 좋다는 기분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걸로 해두지요」
 
「따, 따로 들여다 보고 있던 게 아니라……」
 
 변명하려는 아스카를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며 막았다.
 
「미츠키를 생각해서 한 일이니까요.
 게다가 벌써 끝난 일입니다.
 약간의 시간도 아까운 지금 더 건설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희가 도울 일이라도 있나요?」
 
 매우 부드러운 아스카를 보고 카오루는 웃기보다 놀랐다.
 
「따로 겸손한 말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파일럿 분들에게는 여러가지로 협력을 부탁하고 싶습니다.
 특히 소류씨와 나기사씨의 힘을 빌리고 싶습니다」
 
「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신지의 손을 꼭 잡은 아스카는 기합을 넣어 대답했다. 그리고 곧바로 자신의 행동을 눈치채고 당황해서 양손으로 잡고 있던 신지의 손을 놓았다. 신지는 아스카와 카오루, 두사람에게 설명하면서 자리를 권했다.
 매우 긴장한 아스카와는 반대로 신지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것을 느낀 카오루는 재미없는 일이라며 마음 속에서 혀를 찼다.
「이미 들으셨을지도 모릅니다만
 게히룬에서는 적을 4호기 없이 섬멸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NERV에 온 것은 우리의 연구에 일단락이 붙어
 다음 스텝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협력인가요?」
 
 신지는 긍정했다.
 
「우리는 적성체와 대전했던 적이 없습니다.
 적과 직접 마주 본 여러분 정도의 정보가 없습니다」
 
「우리의 정보라고 해도 감각적인 것 뿐이에요.
 그걸 전하는 것도 매우 힘든 일이고」
 
 신지에게 대답하는 것은 아스카의 역할이 되고 있었다. 평상시와는 완전히 다른 아스카의 말투에 리츠코는 아스카도 긴장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카오루의 입장에서 보면 제대로 내숭을 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단지 이제 와서 내숭을 떨어도 쓸데없는 일임을 알고 있었기에 웃음이 나온다.
「그런 일들을 포함해서 우리에게는 정보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다소 시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만
 차분히 그 근처를 해명해 갈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소류씨나 나기사씨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쁘게 협력할게요!!」
 
「그거 좋군요!」
 
 정말로 기뻐하는 신지를 보고 아스카는 매우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한가지 부탁이……
 소류라고 불리는데 익숙하지가 않아서 그렇지만,
 경칭을 생략하고 이름으로 불러주실 수 없을까요?」
 
「아스카로 좋을까요?」
 
「그 대신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저도 신지라고 부를게요」
 
 괜찮은지 물어보는 아스카에게 신지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나기사씨에게도 부탁하고 싶습니다만, 협력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기꺼이 협력하지.
 그리고 나도 이름으로 불렀으면 하는데?」
 
「카오루씨로 괜찮을까요?」
 
「그것도 거리감이 느껴지는군.
 좀 더 프렌들리하게 불러주면 안 될까?」
 
「그러면 카오루군은 어떤가요?」
 
「그쪽이 좋겠군.
 그럼 나도 신지군으로 부르지」
 
 둘의 협조를 받고 나서 신지는 리츠코에게 남은 둘의 면회허가를 부탁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합니다.
 파일럿분들의 인터뷰를 실시한 이후,
 그 성과를 우리 연구에 피드백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프로토타입 초호기에 정보를 입력하게 됩니다」
 
「프로토 타입……
 그건 뭔가요?」
 
「여러분의 에반게리온의 원형이 된 기체.
 영호기보다 늦게 제조되어 기동되지 않고 방치된 기체입니다.
 우리는 그 기체를 기초로 적성체, 우리가 사도라고 부르고 있는 것들을
 섬멸할수 있도록 싸움에 도전합니다」
 
「그러니까……」
 
 아스카는 숨을 죽였다.
 
「게히룬에서도 에바를 준비했다.
 그리고 그 에바로 적과 싸워 이긴다는 건가요?」
 
「그대로입니다.
 벌써 기동에도 성공하고 있습니다.
 필드 전개도 문제 없습니다.
 다만 사도와 교전할 레벨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에바를 기동해도……파일럿은 어떻게 하나요?
 전투에 사용하려면 싱크로율이 뛰어난 파일럿이 필요해요.
 그런 파일럿이 있다면 NERV의 검사에 걸리지 않을리 없잖아요!」
 
 현재 자신을 능가하는 파일럿은 나타나지 않았다. 5호기 파일럿인 사치코나 아즈마리아도 기체성능으로 아스카를 이긴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을 알고 있는 아스카는 파일럿의 이야기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거기에 낮은 싱크로율을 기체성능으로 보충하는데도 한계가 있어요」
 
「그것도 연구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 싱크로율의 문제는 없습니다」
 
「특히 높을 필요는 없다는 그런 건가요?」
 
「어디까지 높아야 좋을지 모른다.
 그쪽이 현실이라 생각해 주세요.
 현시점에서의 싱크로율은 63%, 아직 개선의 여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지의 입에서 나온 63%라는 숫자는 아스카만이 아니라 리츠코나 카오루도 놀라게 하는 것이었다. 어쨌든 최강이라는 아스카라도 고작해야 30% 중반이다. 그것을 생각한다면 63%라는 수치가 얼마나 높은 수치인지 알수 있다.
 놀라움에 몸을 일으킨 아스카는 파일럿이 대체 누구인지 물었다.
 
「제가 하고 있습니다만?
 왜 그러시는지?」
 
「신지……당신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아스카에게 물론 이유는 있다고 대답했다.
 
「아마 아스카는 두가지가 납득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높은 적성이 있으면서 어째서 NERV의 테스트에 걸리지 않았던 것일까.
 나의 싱크로율이 어떻게 그리 높은가?」
 
 그렇게 말한 신지에게 아스카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대답은 간단합니다.
 제가 선택되지 않았던 이유, 그것은 이 프로젝트를 입안한 사람이
 NERV의 창설, MAGI의 셋업에 관련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처음부터 저를 사용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겁니다.
 때문에 NERV에 파일럿으로서 보낼 수는 없었다는 거지요」
 
「하지만 파일럿으로서의 자질은 어떻게?」
 
「그 대답은 제가 이카리 유이의 아들이라는 점이 포인트가 됩니다.
 어머니는 영호기를 만들 때 조정으로서 자신의 정보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초호기에는 저의 정보를 묻었습니다.
 영호기, 초호기를 기초로 해서 만들어진 2호기 이후는
 원래 기체의 성격이 다릅니다」
 
「그래서 싱크로율이 그렇게 높다는 거군요……」
 
「간단한 이유지요?
 뒤로 돌려두어서 죄송합니다만,
 여러분의 싱크로율을 올리는 방법도 연구의 과제입니다.
 이쪽은 사도를 쓰러뜨리는 것에 성공하고 나서 하고 싶습니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인가. 무심코 아스카는 리츠코의 얼굴을 보았다. 그런 아스카에게 리츠코는 포기했다는 의미로 양손을 어깨까지 올려 보였다.
「천재는 정말 있는 거군요」
 
 마음 속에서 감탄한 아스카에게 신지는 그런 생각은 싫다고 대답했다.
 
「천재라고 말하면 모든 것이 멈춰 버립니다.
 사람이 우수한 이유도 천재라는 말에 억눌려 버립니다.
 게다가 그 사람의 노력도 각오도, 모든 것이 애매하게 되어 버리지요」
 
 그런 말을 들으면 스스로는 아무것도 노력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된다는 신지의 말에 아스카는 조금 화난 얼굴을 했다. 하지만 신지는 그런 아스카의 모습에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리츠코를 향해 두사람의 인터뷰를 할수 있을지 물었다.
「담당의사의 허가는 받았어요.
 안내가 필요하면 사람을 부를까요?」
 
 신지는 그럴 필요는 없다며 웃었다.
 
「이곳 구조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아까우니 먼저 가겠습니다」
 
「아, 예, 그러세요」
 
 상관없는지 묻는 신지에게 리츠코는 조금 당황하고 있었다. 신지는 그런 리츠코의 반응도 신경쓰지 않았다. 의자에서 일어서서 3명에게 인사한 후 등을 돌렸다. 그리고 그대로 되돌아보는 일 없이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갔다.
 뒤에 남겨진 것은 쓴웃음을 띄운 리츠코와 카오루 그리고 더욱 기분이 나빠진 아스카였다. 특히 아스카는 신지가 사라지자마자 문을 향해 중지를 세우며 악담했다.
 
「하, 잘난척 하지 말라고!!」
 
「그런데 그런 그의 앞에서 내숭을 떨고 있던건 누구야?」
 
 카오루는 의미 심장한 미소를 띄웠다.
 
「별로 내숭 떤건 아냐.
 게다가 쓸데없다는건 무슨 의미!!
 이렇게 멋진 여자가 상냥하고 얌전하게 대해주는데,
 보통 남자가 저런식으로 말할 것 같아!!」
 
 그런 아스카에게 카오루가 첨언한다.
 
「그를 역헌팅했던 일, 잊어버린 거야?
 그런데 이제 와서 사랑스러운 여자를 연기해서 통한다고 생각해?」
 
 그 지적에 아스카의 관자놀이를 타고 굵은 땀이 흘렀다.
 
「거기에 그에게는 너와 다르게 삼박자를 모두 갖춘 약혼자가 있어.
 그런 그에게 이제 와서 추파를 던져도……」
 
 터무니 없는 살기를 느낀 카오루는 갑자기 말이 막혔다.
 
「확인해봐도 좋을까?
 나와 달리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는건 어떤 의미?」
 
「아니, 너한테 하나도 없다는건 아니고……」
 
 변명하면서도 카오루의 얼굴은 파랗게 질려 있었다.
 
「서론은 좋아.
 자세하게 가르쳐 주면 기쁘겠는데?
 전에도 말했지만 4호기를 타지 않아도 죽는 방법은 많아」
 
 주먹을 단단히 움켜쥔 아스카였지만 그녀의 파괴충동은 발휘되지 못했다. 리츠코가 파일럿을 아까워한 것은 아니다. 새로운 손님이 방문했던 것이다. 리츠코는 그 손님을 차분한 얼굴로 맞이했다.
 
「어서와요 어머니. 무슨 일이야?」
 어머니라는 말에 그때까지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의 관계가 되어있던 두사람이 얼굴을 돌렸다. 두사람이 본 것은 연한 보라색을 띤 머리카락과 거기에 맞춘 듯한 립스틱을 바른 아줌마……여성이었다.
 그 여성은 놀라고 있는 아스카와 카오루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고 용무가 있기 때문에 온 것이라 말했다. 그녀는 게히룬에 들어간 신지를 처음으로 맞이한 사람, 아카기 나오코 였다.
 나오코는 이상한 것을 본 듯한 얼굴을 한 둘의 시선을 흘리며 한번 더 자신의 방문 목적을 고했다.
 
「유능한 인재를 공모하러 왔어.
 신지군이 와서 연구가 가속된건 좋지만,
 덕분에 인재 부족이 표면화해 버린거야.
 그런 이유로 인재의 보고인 NERV에 온 거지」
 
「이쪽도 인재가 남는건 아닌데.
 우수한 인재는 오히려 부족할 정도야」
 
 고개를 저은 리츠코를 보고 나오코는 낙담했다.
 
「이제 신지군 만으로는 한계에 가까워.
 그래서 신선한 아이를 스카웃 하려고 했지만……」
 
 아스카를 본 나오코는 일부러 하는것 같이 한숨을 토했다.
 
「우수한 아이가 둘 있다고 듣고 왔는데 전혀 아니잖아.
 헛수고하게 만든 사나다군에게 불평하고 싶어져」
 
 그렇게까지 말하지 않아도 그게 누구를 말하는지 정도는 곧바로 알 수 있다. 갑자기 방문해서 터무니없는 취급을 한 나오코에게 아스카는 어떤 의미인지 따졌다.
 
「어떤 의미고 뭐고 말한 그대로야.
 우수한 아이가 있다는 말이 엉터리라고 말한것 뿐이야」
 
 벌써 흥미가 없는 것인지 나오코의 대답은 간단한 것이었다.
 
「마음대로 와서 마음대로 사람을 심사하지 마!
 어째서 우리가 바보취급 당해야 해!!」
 
「어머, 바보취급한 것처럼 들렸어?
 그렇다면 사과할게, 따로 바보취급 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그 말투도 화나.
 나의 어디에 문제가 있다는 거야!!」
 
 그렇게 외친 아스카에게 나오코는 웃음을 보이며 쏘아 붙였다.
 
「별로 2호기의 파일럿으로서는 아무 문제도 없어.
 게다가, 앞으로 1, 2년만 노력해주면 좋으니까,
 그동안에는 능력적으로도 아무런 문제 없어.
 어차피 최후는 4호기로 특공이니까」
 
 그렇지만 하고 나오코는 손을 흔들어 보였다.
 
「나는 그런 걸 기대한 게 아니야.
 내가 갖고 싶은 인재는 지금을 바꾸려고 필사적으로 긴장하고 있는 아이.
 적어도 중요한 시간을 헛되게 보내는 아이가 아니라고」
 
「나도, 나도 어떻게든 하고 싶어!!」
 
 큰 소리로 대답한 아스카에게 나오코의 대답은 냉엄했다.
 
「생각하는 것 뿐이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어.
 온세상의 어디에서라도 좋으니까 물어봐.
 당신은 지금 그대로 좋다고 생각하는지, 지금을 바꾸고 싶지 않은지.
 대부분의 사람이 지금 그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해.
 당신의 생각도 그것과 큰 차이는 없어」
 
 한 걸음 내디딘 아스카에게 나오코가 다시 말했다.
 
「신지군에게 천재라고 말했지?
 그걸 싫어한 신지군을 못마땅하다고 생각했겠지?
 그런데 내 입장에서는 그런 당신의 태도가 못마땅해.
 죽음을 각오하고 계속 노력하는 신지군에게 천재라고 말하는 건 그를 바보취급 하는거야.
 천재라는 사람은 10살에 대학을 졸업한 당신같은 사람을 말해.
 신지군에게 그런 천부적인 재능은 없어.
 신지군은 4개월 전까지는 조금 영리한 고등학생이었으니까」
 
「단 4개월에 저기까지 지식을 쌓았어.
 그게 천재가 아니면 뭐야!」
 
「그래, 재능은 있어.
 그렇지만 그에게는 그 이상의 집념이 있었어」
 
「집념? 집념만으로 리츠코가 혀를 내두를 정도의 지식을 얻을 수 있어?」
 
 터무니 없다며 아스카는 코웃음 쳤다. 그런 아스카를 향해 나오코는 싸늘한 웃음을 보였다.
 
「터무니 없는건 이쪽이야.
 에바의 파일럿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조금은 나을거라 생각했지만
 이렇게까지 현실에서 눈을 돌리고 있다니」
 실망이라고 나오코는 과장스럽게 말했다.
 
「뭐라고 하건 어두운 움막에 틀어박힌 사람들에게 듣고싶진 않아.
 우리가 얼마나 자신의 무력함을 저주했는지,
 얼마나 많은 동료들의 죽음을 보아 왔는지,
 그걸 알고도 그렇게 말하는 거야!」
 
 살기를 품은 아스카의 시선도 나오코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신지군의 일은 알고 있겠지?
 당신과 신지군, 어느쪽이 자신의 무력함을 더 저주했을거 같아?
 어느쪽이 느낀 절망이 컸을거 같아?」
 
「미츠키는 아직 살아 있어!!」
 
「4호기 파일럿이 되면 호적에서는 죽은게 되서 제적돼.
 10년 이상 함께 살아온 아이가 하루 아침에 선택되고 살해당했어.
 그무렵의 신지군은 5호기의 시도도 게히룬도 몰랐지」
 
 그렇게 말하고 나오코는 아스카에게 한장의 디스크를 건네주었다. 이 이상은 이 디스크를 보고서 이야기 하라고, 그렇게 말하고 아스카에게 자리를 비워달라고 말했다.
「뭐야, 이건!」
 
「당신이 시간때우기로 즐기고 있던 이야기의 계속이야. 어떤 청년의 관찰 기록이지.
 미안하지만 더이상 상대할 시간이 없어.
 인재부족은 사실이니까 당신들을 사용할수 없다면 다른 사람을 찾아야 해」
 
「아스카, 미안하지만 방으로 돌아가주지 않겠어?」
 
 나오코에게는 반발한 아스카였지만 리츠코의 말까지 거부할 수는 없다. 아스카는 마지못한 태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아스카에게 나오코는 잊고 있었다면서 말했다.
 
「그거, 더빙 해도 괜찮으니까 내일 돌려줘.
 마음대로 도서관에서 빌려왔으니까」
 
「바로 돌려주지!」
 
 자리를 박차듯이 거칠게 숨쉬며 일어섰다. 그리고 근처에서 쓴웃음을 짓고 있는 카오루를 질질 끌어서 리츠코의 방을 나왔다.
 자동문이기 때문에 사람의 기분이 어떻든 문의 속도는 변함없다. 그런데도 리츠코에게는 문이 평소보다도 빨리……난폭하게 닫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스카의 기분을 생각했지만 의외로 진지한 표정을 한 어머니와 서로 마주 보았다.
 
「아스카를 엄청 부추겼네.
 그쪽 상황이 그렇게 나쁜거야?」
 
 분명하게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딸에게 나오코는 바로 긍정했다.
 
「늦어도 신지군이 잘못될 일은 없어.
 그래도 가능하다면 다음 적이 오기까지 결말을 내고 싶어」
 
 뜻밖의 말에 리츠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거기까지 연구가 진행괸거야!!」
 
「진행되었어!
 모두 신지군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거야.
 뭐, 연구소 발족 당시의 기분을 전원이 생각해 냈다는 이야기지만」
 
 나오코는 말을 계속했다.
 
「긴 연구생활은 의식하지 않으면 타성과 타협을 낳아.
 밖에서 보면 비정상으로 보일만큼 연구에 열심인 것이 게히룬이야.
 그런데도 10년을 넘는 세월은 모르는 사이에 타성을 부르고 있었어.
 그런데 전원이 죽을 각오로 전진하고 있는 신지군을 봐 버렸어.
 그를 보고 있으면 지금의 자신이 얼마나 게으름 피우고 있었는지……
 그런 기분이 되어 버렸어」
 
「……그렇게 대단했어?」
 
 리츠코도 게히룬의 실태를 아는 한명이다. 신지가 그것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리츠코도 흥미가 솟았다.
 
「우리가 신지군에게 준비한 커리큘럼은
 우수하다는 대학생을 상대로 해도 4년은 걸리는 내용이었어.
 후유츠키 선생님의 학생들을 상대로 시험해 봤지만 그 견적은 틀리지 않았어.
 거의 전원, 예상대로 한달만에 좌절해서 도망쳤지.
 신지군은 그걸 3개월만에 클리어 한거야」
 
「역시, 천재 아냐?」
 
「확실히 결과만 보면 천재라고 말해도 좋을지 몰라.
 하지만 나도 신지 군을 천재라는 말에 얽메고 싶지 않아.
 그를가 여기까지 도달하게 만든건 재능보다 집념이니까」
 
「집념……」
 
「어쨌든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일체 하지 않는거야.
 주어진 교재는 한번 본것 만으로 반드지 자신의 것으로 해.
 그러기 위해서는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할거야.
 침식은 아예 머릿속에 없을 정도로 말야.
 그러니까 시작했을 때는 일주일만에 쓰러졌어」
「그렇겠네……」
 
 식사도 수면도 하지 않으면 그 정도로 한계가 와도 어쩔 수 없다.
 
「그렇지만 그런 방식은 비효율적이지 않아?」
 
「본인이 납득할수 없는 방식이 비효율적인거야.
 안정하라는 의사의 말을 뿌리치고 신지군은 커리큘럼을 진행했어.
 그리고 또 일주일 뒤에 쓰러졌지……
 처음 한달은 그 반복이야.
 지금은 우선 수면은 취하게 되었지만.
 그런데도 하루 한시간 정도?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매일 3배의 시간을 사용하고 6배의 집중으로 커리큘럼을 끝냈어.
 덕분에 우리는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음 단계로 옮길 수 있었지」
 
「……대단하네」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다. 리츠코는 솔직히 감탄했다.
 
 
「그런데 신지군이 목표로 하는 곳은 더 앞이야.
 게다가 그는 지금의 상황에 조금도 만족하지 않아.
 신지군은 스스로도 알고 있어.
 지금까지는 타인이 깔아준 레일을 달린 것 뿐이라는 걸.
 그러니까 그런일을 칭찬받아도,
 대단하다고 들어도 아무 의미도 없다는 것을.
 정말로 중요한 건 레일이 사라진 후에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인가?
 어떤 길을 가는가 라는 것을」
「그래서 저런 눈을 하고 있는 걸까……」
 
 갈망하는 눈이라고 해야 할까. 리츠코는 이야기를 하고있을 때의 신지의 눈을 생각해 냈다.
 
「이야기를 되돌릴게.
 미지의 땅을 가는데 신지군은 자신만으로는 안된다고 판단했어.
 의지의 문제도 각오의 문제도 아니라 순수하게 능력의 문제로.
 아무리 그가 노력해도 한명의 힘은 한명의 힘이야.
 같은 목적을 갖고 함께 노력하는 동료.
 신지군은 그런 동료를 필요로 하고 있어」
 
「그렇지만 게히룬에도 사람은 많잖아?」
 
「지금까지의 연구의 계속이라는 의미라면 그밖에 사람을 요구할 필요는 없어」
 
 즉,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이다. 리츠코는 게히룬이 자신에게 접촉해온 이유를 정확히 이해했다.
 
「타보지 않은 에바의 일은 모른다」
 
「그래.
 그리고 현재 후보는 4명」
 
「아스카에 카오루, 거기에 5호기의 파일럿?」
 
「경험과 능력, 그 둘로 봐서 나는 앞의 두 명에게 기대하고 있었어」
 
「그래서 그런식으로 싸움을 건 거네.
 아스카의 성격과 둘의 관계를 잘 알고 있잖아」
 
 감탄한 리츠코에게 나오코는 당연한 일이라며 시치미떼었다.
 
「오기있는 점은 죽은 쿄우코를 꼭 닮은 걸.
 부추기는 정도는 간단해」
 
 그렇지만 하고 나오코는 조금 표정을 어둡게 했다.
 
「NERV에 너무 오래 관련된 것이 이번에는 마이너스 방향으로 나왔다고 생각해.
 조금전에도 말했지만 지금의 환경은 싸울 기력을 빼앗아 가.
 다시 싸우기 위한 송곳니를 가는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아.
 그런 의미에서 첫 시작은 5호기 파일럿이 빠를지도.
 물론 여기는 여기대로 좌절에서 회복할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어」
 
 어쨌든 시간이라고 하는 면에서는 어려운 상황에 있다. 리츠코도 그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최저 10년은 타개책이 발견되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우리는 아무리 신중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해.
 그건 나나 이카리 소장도 같은 의견이야」
 나오코는 조금 먼곳을 보는 표정을 했다.
 
「이 심장이 움직이고 있는 한 절대로 할수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뭐야 그건?」
 
「처음 쓰러졌을 때 신지군이 한 말이야.
 전력질주는 오래가지 않는다고 모두가 말렸어.
 그때 신지군은 우리에게 그렇게 말했어.
 그리고 적이 언제 올지 모르는 이상 시간은 1초라도 소홀히 할수 없다고」
 
「그말이 맞는건 알지만……
 너무 급하게 나가도 잘못될수 있다고 생각해」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시간이 없어서 늦었다는 건 변명이 되지 않는다는 거야」
 
 리츠코는 작게 한숨쉬었다.
 
「어머니까지 거기 물들고 있다는 건.
 단순한 근성론은 아니라는 건데……
 그와 초호기의 존재가 적을 쓰러뜨리는 열쇠인거지?
 초조한 나머지 양쪽 모두 잃어 버리면 지금까지의 시간을 낭비하게 될거야」
 
「리츠코가 말하는 것도 정론. 완전한 정론이야.
 하지만 우리는 신지군과 함께 모두 전력질주를 계속하기로 결정했어.
 이건 게히룬에 있는 모든 사람의 의견.
 그점은 절대 양보 못해」
 
 다만,
 
「신지군에게는 만전이 아니면 출격시키지 않는다고 선언되어 있어」
 
「그래서 어머니 생각으로는 어느정도 거릴 것 같아?」
 
「필요한 협력이 있다면……2년이 최단기간이겠지」
 
 즉, 신지의 노력은 보답받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말한 나오코의 얼굴은, 이 세상의 모든 괴로움을 떠맡은 것처럼 일그러지고 있었다.

 나오코가 모녀간의 대화를 주고받을 무렵, 신지는 최초의 인터뷰를 끝내고 있었다. 모녀가 아무리 오래 이야기 했다고 해도 그야말로 짧은 인터뷰다. 물론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처음 인터뷰 상대로 선택된 아즈마리아는 큰 패전의 타격에서 회복되지 않았었다. 그 때문에 공포가 앞서서 온전히 대답할 수 없었던 것이다. 때문에 신지는 인터뷰보다 그녀를 진정시키는 것에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했던 것이었다. 그런 고생끝에 들은 것은 필드끼리 간섭했을 때 속이 메스꺼워졌다는 것 뿐이었다.
 
「……단지 속이 메스꺼워졌다……」
 
 그것만으로는 정보가 없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신지는 낙담하지 않고 사치코의 병실을 방문했다.
 명문가의 아가씨라는 프로필대로, 사치코는 침착한 언행을 보이고 있었다. 아즈마리아에 비해 상당히 회복하고 있던 사치코는 하나하나 묻는것에 대해 분명히 대답해 주었다. 그것은 성격탓인지 대답에는 애매한 곳이 거의 없었다.
 
「말씀하시는 것은 거의 알겠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아즈마리아씨에게 발령소보다 먼저 후퇴를 전했어요.
 무언가 명확한 근거가 있었나요?」
 
「제가 받은 감각 외에 근거는 없습니다.
 적의 필드를 그 이상의 강도를 가진 필드로 날린다.
 세세한 분석이 되어 있지 않은 단계에서 할수 있는 단 하나의 수단을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는 아시는 바대로 필드는 되받아쳐지고 5호기는 대파했습니다.
 저는 그 과정 중에서 밀어넣으려고 한 필드가
 오히려 이쪽으로 밀려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후퇴를 판단하신 거군요?」
 
 긴 흑발을 뒤로 묶은 사치코는 그 머리카락을 흔들면서 긍정했다. 원래 갸름한 그 얼굴은 뒤로 묶어 정리한 머리카락 탓인지 한층 더 예리하게 보였다.
 사치코는 그렇다고 대답하며 자신이 말한 것은 후퇴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저는 아즈마리아에게 도망치라고 말했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그 자리에서 이탈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어느 한쪽이 버티지 않으면 두사람 모두 파괴의 폭풍우에 삼켜지고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신지는 충분히 도움이 되었다고 사치코에게 전했다.
 
「조사결과, 아즈마리아씨의 5호기의 피해가 훨씬 작았습니다.
 당신이 감쌌던 것은 분명히 의미가 있었습니다」
 
 신지의 말에 사치코는 고마워요 라고 말했다.
 
「이카리씨는 상냥하시군요?」
 
「별로 상냥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조사한 결과를 말했을 뿐입니다.
 단지 당신과 같이 자부심 강한 분을 존경하고 있습니다만」
 
「저의 것은 단순한 허세입니다.
 정말로 자부심 강한 분은 결코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가진 분을 말합니다.
 정확히 당신과 같이……」
 
 사치코에게 똑바로 응시되고, 신지가 드물게 수줍은 얼굴을 했다.
 
「저도 본받고 싶습니다」
 
「재시도의 기회를 바라나요?」
 
 물론입니다 라고 사치코는 바로 수긍했다.
 
「그렇다면 함께 싸우시지 않겠습니까?
 전 당신과 같이 의지가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제게 남은건 그것 뿐이지만……」
 
 사치코는 신지의 손을 잡았다. 그것은 가늘고 희고 서늘한 손이었다.
 
「제가 할수 있는 일이 있다면 부디 협력시켜 주세요!」
 
「제게는 그 열의가 필요합니다」
 
 신지는 그 가는 손을 꼭 잡아주었다.

 나름대로 괜찮은 성과였다. 게히룬에 돌아온 신지는 그렇게 그날의 성과를 평가했다. 적어도 현역 파일럿 한명의 협력을 얻어 냈던 것이다. 그것이 처음 목적했던 상대가 아니라는 점은 큰 문제가 아니다. 에바를 탈수 있는 파일럿이 두사람이 되는것 만으로도 지금까지 할수 없었던 실험이 가능해진다.
 좋은 시작이었다는 생각이 얼굴에 나온 것인지 마중나온 마야에게 기분이 좋은것 같다면서 놀림받았다.
 
「그렇게 기분이 좋아 보이나요?」
 
 스스로 자각이 없기에 자신의 얼굴에 손을 대었다. 손에 느껴진 것은 야간 거칠어진 피부감촉 뿐이었다.
 
「응, 그렇지만 그저 약간의 변화야.
 좋은 일이 있었던거지?」
 
 네 하고 답했다.
 
「파일럿 한명이 협력을 신청해 주었습니다.
 이걸로 필드의 상호 간섭과 같은 실험을 할수 있습니다」
 
「또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겠네」
 
「그렇네요」
 
 기쁜듯한 신지에게 마야도에 활짝 웃어보였다.
 
「실은 이쪽에도 좋은 이야기가 있어.
 신지군, 레이한테 가보지 않겠어?」
 
「아야나미씨에게요?」
 
「응, 레이가 신지군과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다고 해.
 전화가 걸려 왔을 때에는 나, 귀를 의심했어!」
 
 과장스러워 보이는 마야의 말이지만 거기에는 지금까지 레이가 무슨 일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사정이 있다. 그 레이에게서 일부러 신지를 지명한 전화가 걸려 왔다고 하는 것은 그녀를 아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큰 진보였던 것이다.
 
「그래서 아야나미씨는요?」
 
「유감스럽지만 신지군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을 뿐이야.
 상당히 진지한 표정이었기 때문에 사랑의 고백일지도」
 
 어떻게 할거냐는 농담에 신지도 농담으로 답했다.
 
「물론 일부다처가 인정되고 있으니까요.
 멋진 여성은 전부 웰컴이에요!」
 
 신지는 살짝 손을 흔들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런 뒷모습을 본 마야는 그 입가에 쓴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멋진 여성은 전부 웰컴?」
 
 거짓말.
 
「여자 아이에 전혀 흥미를 나타내지도 않으면서!」
 
 자신을 꺼내지 않을 정도의 자각은, 마야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마야에게는, 조금 심술궂은 미소가 떠올랐다.
 
「일부다처가 인정되는 건 아니지.
 인정되고 있는 건 여성에 의한 남성의 공유!
 남자에게는 주권이 없어!!」
 
 형태는 같아도 의미에 있어서는 큰 차이다. 향후의 전개를 기다리며 마야는 은밀한 구경꾼이 되어 있었다.
 
 아야나미 레이에 대해 신지가 알고있는 것은 매우 적었다. 7년 전에 파일럿으로 선발되어 5년 전의 사건으로 파일럿에서 면제되었다. 그리고 그 사건에 의해 4호기에의 적성도 잃었다. 본래라면 이 시점에서 사회복귀가 허가된다. 그러나 적의 필드로 끌어들여진 후유증과 그때 입은 마음의 상처로 인해 인형과 같은 상태가 되었기에 NERV에서 보호되고 있었다. 이번 게히룬에 옮겨진 것도 신지와 대면시키는 것이 무엇가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필드의 간섭, 동조, 그 영향은 레이에 크게 나타났다. 파일럿으로 선출되었을 때는 흑발에 검은 눈동자의 보통 소녀였던 그녀가 구출되었을 때에는 청은발에 붉은 눈으로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큰 공포로 머리카락이 백발이 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청은발에 눈까지 붉어진다는 것은 예가 없었다. 그 때문에 그녀의 변모는 필드의 영향은 아닐까 추측되었다. 하지만 필드에 관련된 만큼 검증의 수단은 어디에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 레이가 처음으로 자발적인 행동을 한 것이다. 그녀를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그것만으로도 큰 뉴스다. 하지만 신지에게는 단 2주간의 만남에 지나지 않았다.
 노크를 했지만 대답은 없었다. 자신을 불렀으니 별 상관없다고 생각한 신지는 바로 문의 개폐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곧바로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품으로 달려들었다.
 
「!」
 
 레이가 갑자기 달려들었지만 신지의 다리는 굳건하게 버티고 서 있었다. 그리고 레이의 양손은 신지의 등을 얼싸안고 그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아야니미씨! 왜……」
 
「……만나고 싶었어……」
 
 무엇인가의 실수가 아닐까 하고 신지는 자신이 귀를 의심했다.
 
「……간신히 만날 수 있었어.
 날 마음의 어둠으로부터 풀어줄 강한 빛을 가진 사람」
 
 실수가 아닌 것은 알았지만 레이가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부탁이야, 나를 이끌어……」
 
 
 체력이 없는 레이는 거기까지 말하는 걸로 힘이 다했다. 미끄러져 떨어지려는 레이를 이번에는 신지가 감싸안았다. 신지는 자신이 그녀를 이끌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부탁」
 
 작은 소리로 반복하는 레이, 신지는 그 몸을 안아 올렸다. 그녀의 몸은 놀라울 정도로 가벼웠다.
 
「저는 당신을 이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목적을 향해 나아갈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상관없어.
 그렇지만 어떻게 하면 좋은거야?」
 
 몸이 괴로운지 레이는 조금 헐떡이면서 말했다.
 
「전에도 말했습니다. 모두를 괴롭히는 적을 쓰러뜨릴 방법을 찾고 있다고.
 아야나미씨도 함께 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런 일을 할수 있어?」
 
 레이는 붉은 눈을 크게 떴다.
 
「할수 없다고 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저는 반드시 할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를 위한 노력도 할 생각입니다」
 
「……나도 할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자신은 이렇게 심한 상처를 입고 거기다 소중한 사람까지 잃어 버렸던 것이다.
 
「5호기도 실패했지만
 그 경험은 반드시 보람있게 쓰일 거라 생각합니다」
 
「……나라도 도움이 되?」
 
「아야니미씨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
 
 레이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지쳤을 것이다. 신지는 레이를 침대로 옮기려 했다. 그리고 침대에 레이를 내려 놓으려 했을때 레이는 그 붉은 눈동자를 크게 떴다.
 
「……나한테 뭐가 가능할지는 몰라.
 아직 혼자서는 움직이는 일도 마음대로 되지 않아.
 이런 나라도 도움이 된다면……」
 
 레이는, 한번 더 눈을 감은 뒤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신지를 보았다.
 
「내게 한번 더 찬스를 줘!
 절대로 꺾이거나 포기하거나 하지 않으니까!」
 
「저도 부탁합니다.
 아야나미씨가 부디 협력해 주었으면 합니다」
 
 신지는 그렇게 말하고 레이를 천천히 침대에 눕혔다. 기분 탓인지 레이의 안색이 좋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카기씨에게 부탁해서 아야나미씨가 참가할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겠습니다.
 그 때까지는 여기서 체력 회복에 노력하세요」
 
「알았어. 하루라도 빨리 혼자 걸을테니까!」
 
 강한 의지를 가진 레이의 말에 신지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 다음날, 카오루는 인기척 없는 라운지에서 최악의 기분을 보이는 아스카를 만났다. 물론, 이것은 카오루의 예상범위 내였다.
 카오루는 자신의 음료수를 들고 아스카의 근처에 앉으면서 기분이 나쁜것 같다고 말을 건넸다.
 
「시시한 비디오를 봐서 그래」
 
 조용히 중얼거린 말에 카오루는 수긍했다.
 
「확실히 지루한 비디오였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화면에서 신지군이 컴퓨터를 보기만 할 뿐이니까」
 
「가끔씩 화장실은 갔어」
 
「나오코씨한테 불평해야겠는데.
 이런 시시한걸 보여주고 어쩔 생각인지.
 돈을 내지 않았으니까 돈을 갚을라고는 못 하지만」
 
 일부러인것처럼 말하는 카오루에게 아스카는 정말로 싫은 녀석이라고 말했다.
 
「다 알면서 말하는거지?」
 
「당연히, 일단 끝까지 훑어봤으니까.
 덕분에 눈이 새빨게!」
 
 카오루는 원래 알비노다. 당연히 눈도 붉다. 비디오를 봐서 붉은지 원래 붉은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이봐, 그렇게 놀리는건 그만두지 않을래?」
 
 싸늘한 그말에 카오루가 사과했다.
 
「과연 아스카도 느끼는 점이 있었다는 걸까?」
 
「아, 저녀석이 천재같은 게 아니라는건 잘 알았어.
 천재가 아니라 엄청난 바보라는 것도.
 뭐야 저녀석, 거의 안자고 있잖아.
 거기다 쓰러졌을 때도 3시간 만에 복귀하고 있고.
 어째서 저렇게까지 노력할수 있어!!」
「아스카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스카는 입가에 쓴웃음을 띄웠다.
 
「그렇게까지 미츠키가 중요하다는 거야?
 저녀석에게는 분명히 약혼자가 있어.
 그걸 내던지면서까지 저렇게까지 분골쇄신해?」
 
 아스카는 그렇게 말했지만 카오루의 의견은 조금 차이가 있었다.
 
「신지군은 정말 심한 좌절에서 회복했어.
 그때 두번 다시 후회하는 흉내는 내지 않는다고 맹세한거야.
 그 맹세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일도 한다고 한 각오가
 신지군을 저렇게 만들고 있다는 거겠지」
 
 카오루의 말에 아스카는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우리는 미처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절망에 지배되고 있었어.
 그래서 현재를 바꾸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었지」
 
 경멸받아야 한다며 아스카는 엷은 웃음을 떠올렸다.
 
「천재라는 말은 정말 중요한걸 잃게 해.
 신지가 천재였다고 말하는건 저녀석의 노력은 의미없게 만들어.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었을 텐데」
 
 천재 소녀로 불리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얼마나 꺼림칙한 일인가. 아스카는 8년 전의 일을 기억해 내고 있었다.
 
「그런 내가 비굴하게 신지를 천재라고 말했어.
 정말이지 나 자신이 싫어져.
 나는 단념하고 있습니다 하고 선언하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하지만 아스카는 이제 알고 있잖아?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래, 알았어.
 하지만 그걸로는 아무 의미도 없어.
 사실을 눈치챈 다음 무엇을 할 것인가.
 그거야말로 처음으로 자신의 가치를 나타내게 되는 거라고」
 
 카오루는 그렇라면 아무런 문제도 없다며 웃었다.
 
「아스카는 자신이 해야할 일을 알고 있어.
 그러면 이런 곳에서 수다로 헛된 시간을 보낼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분명히 그렇지만……
 그렇지만 이제 와서 얼굴을 내밀기 어려워서……」
 
「그 프라이드야말로 작은 거야.
 지금 바로 움직이지 않으면 일생 후회할거야」
 
「그런 일은 알고 있어!」
 
「모르고 있어, 이런 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니,
 그거야말로 모른다는 증거야.
 나한테 너무 응석부리지 않으면 좋겠어」
 
 자신을 떨쳐내는 카오루에게 아스카가 돌려줄 말은 없었다.
 
「통상의 파일럿 업무는 한명만 있으면  충분해.
 가끔씩 얼굴을 내밀고 2호기와 동조 테스트를 실시.
 우리가 받는 제한은 최저한의 시간이야.
 2호기 파일럿이라는 신분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걸 알고 있을텐데?」
 
「그래, 알고 있어」
 
「너한테 우선권을 주려 했지만
 아스카가 가지 않아도 괜찮아.
 아스카는 NERV에서 얌전히 후회하고 있으면 되」
 
 자리에서 일어선 카오루에게 아스카는 잠시만 기다렸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부탁했다.
 
「내가 기다리는 것에 무슨 의미라도 있어?
 신지군에게는 1분 1초가 아까워.
 그걸 알기 때문에 나도 서두르는 거야.
 의미 없는 지연에 상대할 생각은 없어」
 
「……내가 가」
 
「언제? 이건 선착순이야.
 바로가지 않는다면 내가 먼저 가겠어」
 
「지금 가……」
 
「그러면 빨리 가라고.
 평상시의 너는 그렇게 행동이 느린 여자가 아니잖아.
 날 실망시키지 말라고」
 
 알았다며 일어선 아스카는 평상시의 그녀치고는 느린 발걸음으로 라운지를 떠났다.
 그 뒷모습을 배웅한 카오루는 의자에 기대며 힘을 뺐다.
「정말로 손이 가는 아가씨야.
 그런데 지금부터가 기대되는데.
 아카기씨의 정보로는 그 외에도 여성 두명의 참가가 정해져 있다니까」
 
 즉 카오루는 나오코와 한통속이라는 거다. 지금부터 시작될 여자의 싸움에 강한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아스카의 결단은 가장 늦었지만 참가는 가장 빨랐다. 그것은 다른 두사람이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지만, 아스카는 이것이 또 좋은 전조라고 느끼고 있었다. 나오코의 안내로 게히룬에 들어간 아스카는 여기서부터가 실험실이라며 중간정도 크기의 회의실에 안내되었다. 그곳에서는 이미 신지가 단말기를 조작하고 있었다.
 
「당신 외에 두사람이 더해져.
 여기가 당신들 4명에게 준비된 장소야」
 
「나머지 두명?」
 
 역시 다른 참가자가 있었다며 아스카는 신지의 설득력에 감탄했다.
 
「맞아, 현재 바랄수 있는 최고의 조합이야.
 적과 최초로 일대일 승부에 임하고 살아남은 아야나미 레이.
 그리고 일전에 아깝게도 졌다고는 해도 최강의 5호기를 조종한 오가사와라 사치코.
 이 두사람이 곧 더해져」
 
「즉 인적 문제는 해소되었다는 건가요?」
 
「수적인 면에서는.
 조금전의 실적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아직 몰라」
 
「스타트 지점이 다른 사람보다 조금 앞에 있다고 생각하면 좋아.
 그정도 만으로도 꽤 유리하다게 되니까.
 승부가 짧으면 짧을수록 그 핸디캡은 큰 영향을 줘.
 긴 단락에서는 또 다른 인재가 나타나」
 
「자신의 역할은 이해하고 있다는 거야?」
 
 아스카는 그것과는 다르다고 대답했다.
 
「자신을 과대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 뿐이야.
 앞의 일은 그때 생각하면 돼.
 지금은 눈앞의 문제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해결할지가 선결이겠지?」
 
 하루만에 상당히 나은 얼굴을 하게 되었다. 나오코는 지금의 아스카를 보고 선택이 실수가 아님을 알았다. 이걸로 나머지 두 사람이 더해지면 연구는 예상 이상으로 가속될지도 모른다. 그렇다 해도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나의 설명은 여기까지.
 그 다음은 알아서 해야 하고, 다른 일들은 신지군과 협의를 해 줘」
 
「대단히 시원시원 하네?」
 
「나도 한가하지 않으니까.
 신지군이 힘차게 달리기 때문에 그 정리가 큰 일이야.
 신지군의 아이디어 검증에서 정리까지.
 모두 우리가 하고 있으니까」
 
「그러면 여기 있으면 안되겠네.
 그럼 뒤는 맡겨」
 
 손을 흔든 아스카를 나오코가 가만히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야?」
 
「별로, 하루 사이에 상당히 변했다고 생각한 것 뿐이야」
 
 아스카는 조금 생각했지만 곧바로 자신에게 좋은 일이라며 머리를 흔들었다. 한번 더 나오코에 손을 흔들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바쁘게 조작하고있는 신지의 옆에 앉았다.
 
「마음대로 하라고 말은 했지만……」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구체적인 지침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자신에게 기대되는 역할을 모르면 마음대로 할수가 없었다. 어쩔수 없이 아스카는 눈앞의 단말기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자신의 이름을 등록하고 사용하기 쉽게 약간의 커스터마이즈를 더한다. 평상시 일본어로 하고 있지만 언어 설정은 독일어로 변경했다. 역시 태어나고 자란 나라였기 때문에 사고는 독일어가 더 편했다.
 
「훌륭하네, 제대로 독일어로도 번역되어 있어……」
 
 설정이 끝난 뒤 이 수개월간의 자료를 찾아낸 아스카는 그 내용에 감탄했다. 독일어로 번역되어 있던 것도 놀랍지만 결과가 알기 쉽고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었던 것이다. 다만 문제는 아스카 자신이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정말 대단해……」
 
 그것을 누가 만들었는지 아스카는 바로 알아차렸다. 아스카가 왔는데도 눈치채지 못하고 일사불란하게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남자. 이 남자는 제로에서 시작해 단 4개월만에 여기까지 도달해보인 것이다. 아스카는 그 내용의 해석을 단념하고 필요한 참고 문헌을 찾기로 했다. 무엇이 필요한지는 나오코의 비디오에 덤으로 붙어 있었기 때문에 간단히 알았다. 아스카는 표시된 문헌을 엄청난 기세로 읽어내려 갔다.
 일사불란하게 문헌을 읽던 아스카는 어깨에 얹어진 손의 느낌에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단말에서 눈을 떼자마자 커피향기가 느껴졌다. 아스카는 신지가 작업을 중단했던 것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아스카에게 커피를 건네준 신지는 조금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했다. 같이 연구를 하게 되었으니 말을 편하게 하겠다는 점과 따로따로 작업을 하고 있으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말을 전했다. 아스카도 거기에는 이론이 없었다.
 
「그래서 나한테 뭘 시키고 싶은 거야?」
 
 아스카는 조금 도전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요구했다. 지금까지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이 앞으로 나갈 수 있을지 판별하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 아스카에게 신지는 필드의 정성적 분석을 부탁하고 싶다고 했다.
 
「정성적 분석?
 수학적인 분석도 끝나지 않았잖아?
 정성적 분석을 어떻게 할 생각이야」
 
「간단하게 방식을 설명할 수 있는 정도라면 소류의 도움은 필요없어」
 
「아스카!!」
 
 재빨리 정정해온 아스카에게 신지는 머리를 긁었다.
 
「우리들과 다른 연구원의 차이는 에바에 의한 필드의 감각이 있다는 거야.
 그리고 아스카는 사도와의 접촉한 풍부한 경험이 있어.
 모두에게서 인터뷰한 결과 전원이 필드에서의 피드백을 느끼고 있었지.
 그렇다면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검증해 나가면 분석할수 있지 않을까?」
 
 아스카는 눈이 환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듣고보니 확실히 그때그때마다 피드백에는 차이가 났다. 적성체, 사도를 상대로 했을 때와 5호기를 상대로 했을 때에도 차이가 났던 것이다. 그 차이의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다면 확실히 분석이 진행된 것이 된다.
 그리고 아스카에게 주어진 지침은 지금까지의 자신이 아무것도 생각해 오지 않았던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벌써 20회 가깝게 적과 마주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차이를 신경쓰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이라면 신지에게 지적되기 전에 자신이 해석했어야할 문제였다.
 과거의 자신을 반성하던 아스카에게 신지는 새로운 과제를 추가했다.
 
「정성적 분석과 병행해서 실시하게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 검증도 함께 했으면 좋겠어」
 
「검증은……적을 기다리고 있으면 시간이 걸리잖아?」
 
 아스카는 굳이 미츠키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런 아스카에게 검증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상호간섭 뿐이라면 별로 사도를 기다릴 필요는 없어.
 여기에는 실험용이지만 초호기도 있고, 실험에라면 5호기도 사용할 수 있으니까」
 
「즉 에바의 필드에서 분석과 검증을 반복한다는 거네?」
 
「에바라면 어느 정도의 컨트롤이 되니까.
 오히려 사도에 비해 실험하기는 쉽다고 생각해」
 
「하지만 같은 인간으로 실험하면 결과에 변동이 나오는거 아냐?」
 
 신지는 그 의문에 동의했다.
 
「그렇지만 개인에서는 격차가 나오지 않는다고 하는 것도 하나의 발견이겠지.
 게다가 파일럿이라면 4명 있으니까.
 거기서 개인차가 발생하는지를 검증하면 돼」
 
「그걸 위한 아야나미 레이와 오가사와라 사치코라는 거네」
 
「지금부터는 책상위에서의 검토만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으니까
 가능한 많은 데이터를 갖고싶어.
 거기에 남은 두사람도 의욕만만이니까 믿음직해」
 대단하다고 느낀 것은 실수가 아니었다. 간단히 설명된 것만 해도 지금까지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필드의 불가해함을 일부 수학자에게 연구를 억누른 폐해가 나와 있었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의 일을 준비한 신지에게 아스카는 분함을 느끼고 있었다. 단 4개월 아니, 에바를 타고 나서 한달 미만인 남자의 발상에 자신은 전혀 미치지 않았던 것이다. 아스카는 감탄도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투지를 느끼고 있었다.
 
  (절대 질 수 없어!)
 
 에바에 관해서는 이쪽이 제일인자다. 이 연구는 반드시 자신이 형태로 만들어 보인다. 아스카는 조용히 투지의 불길을 태웠다.

 다른 두명이 더해진 것은 상황에서 생각하면 예상외라고도 말할수 있는 2일 후였다. 물론 두사람 다 만전의 컨디션이라고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둘의 의지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레이와 사치코에게 아스카에게 해준것 같은 오리엔테이션을 해준 신지는 3사람이 모이자 또 하나의 목표를 전했다. 그것은 적성체=사도를 어떻게 넘어뜨리는지, 그리고 그를 위해 필요할 연구에 대해이다.
 
「4호기의 예에서 작은 출력이라도 필드를 돌파할 수 있는 것은 알고 있어.
 그러나 그것은 사람 한명을 겨우 수용할 수 있, 작은 물체 뿐이야.
 그 때문에 고성능 폭탄을 함께 보내는 것으로 적을 섬멸해 왔지……」
 
 그방법을 생각해 낸 것은, 신지의 어머니, 이카리 유이이다.
 
「그렇지만 그방법으로는 계속해서 희생자를 내게 돼.
 그러니까 우리들은 다른 방법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는거야」
 
 여기까지는 좋은가 라는 신지에게 이론은 나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행해진 2번의 시도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던 정면 돌파와
 대출력 필드로 적의 필드를 되받치는 것이었어.
 어느 쪽이라 해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은 방법이야」
 
 레이나 사치코에게서 한마디 나와도 좋을 것 같은 말이지만 둘은 입을 다물고 신지의 말을 받아들였다.
 
「최초의 예는 말할 필요도 없지만 두번째도 이론적 증명은 아무것도 없어.
 에반게리온의 물리적 출력과 필드의 출력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