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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54
제목:[X부기팝] 천사와 사신과 복음과 - 봉인지정서 망각의 장 Ⅲ [무신]

조회:62
작성일:2008-07-16 16:23:02
수정일:2008-07-16 16:23:02

게시물주소: http://evangelion.ohpy.com/363335/54

글내용 본문

 

......아니요.


어쩐지 신지의 상태가 이상하다.

부기팝의 질문에 건성으로 대답한다.

멍하니 절반은 의식이 날아간 듯한 느낌이다.


신지는 초호기를 사도를 향해 걷게 했다.

그 걸음걸이는 휘청휘청해서 미덥지 못하다.

보통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밖에서 봐도 알 수 있다.


(......자네는 저것이 뭔지 아는 것처럼 보였네만?)

......아마 알고 있어......

(어떻게?)

............몰라.


부기팝의 말에 대답은 하지만 어쩐지 조건반사인 것 같다.

신지의 시선은 사도를 보고 있지만 초점이 맞지 않는다.


「저 녀석은...... 힘의 제어를 잘못했어......

(그래서 한쪽 팔을 잃었다고?)

......


초호기의 접근을 깨달았는지 사도가 일어선다.


한순간 시야가 일그러진다.

포르티시모의 공간을 조종하는 능력으로 공간의 칼날을 쏜 것이다.


......방해된다.


초호기는 왼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 손이 하얀빛을 발한다.

다음 순간, 그 손에 닿은 공간의 칼날이 흩어져 사라졌다.


명백하게 비정상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


사도는 당황해서 남은 왼손으로 덤벼들었다.


파앗


하지만 다음 순간, 사도의 왼손이 하늘에서 춤추고 있었다.

사도의 눈앞에서 초호기가 왼손을 허공으로 쳐들고 있다.

어째선지 그 손은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아무도 깨닫지 못했지만 왼팔은 잘린 것이 아니다.

날아간 왼팔을 다시 가져와 붙여도 상처에 들어맞을 일은 없다.

양쪽을 잇는 팔꿈치 부분이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치켜 올려진 초호기의 팔이 통과한 부분이 고스란히 없어졌다.


......이 “능력”은 말이지...... 이렇게 쓰는 거야.


초호기가 사도가 한 것처럼 손뼉을 쳤다.

, 초호기의 양팔은 사도가 했을 때와는 달리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떨어진 손과 손 사이에 있는 것은 역시 하얀 빛......

사도가 사용했던 것보다 약간 강한 것처럼 보인다.


......작별이다. “너에 대해선 내가 기억해두지”」


초호기는 하얀 빛의 구를 사도에게 내리쳤다.


그 순간, 사도가 빛에 둘러싸였다.

빛은 사도의 거체를 감싸는 것처럼 커져, 빛 속으로 사도를 완전히 집어삼켰다.


삼켜진 빛 속에서 점점 사도의 모습이 흐려져 간다......

몸이 빛의 입자가 되면서 사라져간다.


이윽고 빛의 구는 마치 소화하는 것처럼 사도를 소멸시켰다.


............뒤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이,

........................사도는 이 세계로부터 사라졌다.


-----------------------------------------------------------------------------------


.......


창에서 비쳐드는 아침 햇살에 신지는 눈을 떴다.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아침......


「어라? 어제 교복을 입은 채로 잔 건가......


신지는 자신의 몸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신지는 지금 교복 차림으로 침대에 큰대자로 엎드려 있다.


......샤워하자......


잠이 덜 깬 눈으로 욕실에 가서 물을 뒤집어쓰자 잠들어 있던 머리가 또렷해진다.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몹시도 서민적이다......


「오늘 아침은 어떻게 할까......

(신지 군?)

「부기 씨? 뭐에요?


아무래도 기억은 돌아온 것 같다.


(어제의 사도에 대해선데?)

「어제? 어제 사도가 왔었나요?


신지는 진심으로 놀라고 있다.

놀리는 것도 뭣도 아니다.

마음속으로부터 의외인 듯한 표정을 보면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아니, 미안하군...... 아무것도 아니야.)

「그, 그래요?


부기팝은 적당히 얼버무렸다.

이윽고 신지의 집에 평소 멤버가 모인다.


평상시대로의 아침식사......

평상시대로의 웃는 소리......

평상시대로의 멤버......


(......대체 뭐지......)


부기팝은 신지에게도 들리지 않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린다.

아무도 어제 일을 말하지 않는다.

특히 레이와 아스카는 어제 사도에게 상당히 막다른 곳까지 밀렸는데도 마치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사도와의 전투 후, 초호기에서 내린 신지는 상당히 피폐해 있었다.

미사토나 다른 이들은 신지의 행동이나 그 빛에 대해 묻고 싶어했지만, 신지는 대답할 수도 없을 만큼 지쳐 있었기에 내일에라도 자세한 사정을 묻기로 하고 해방되었다.

그 후 미사토에게 끌려 몽유병자처럼 집으로 돌아가 침대에 쓰러지고서 오늘 아침에 이르렀다.


하지만 어제 신지에게 질문하려고 했던 미사토조차 추궁하지 않는다.


부기팝만이 이 상황에 위화감을 느끼고 있다.


(집단으로 기억을 조작했다? ......그렇다기보다는 마치 사도가 오지 않았던 것처럼......)


영문을 알 수 없다.

허나...... 만일 이유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하나밖에 없으리라.

어제 신지가 썼던 흰 빛...... 아마 그것이 원인일 것이다.


그 의문은 신지 일행이 학교에 갈 때 “형태”로 나타난 것에 확신으로 바뀌었다.


--------------------------------------------------------------------------------


(......이건......)

제아무리 부기팝이라도 말문이 막혔다.

눈앞에는 여느 때와 같은 거리의 풍경이 있다...... 전투의 흔적은 전혀 없다......


어제 그렇게나 격렬한 전투를 했음에도 그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부기팝의 기억으로는 신지가 어제 만들어낸 빛에 사도가 삼켜지고 나서 전투는 종료됐다.

그때 거리에는 상당한 피해가 나왔었다.


그런데도 눈앞에는 아무 상처도 없는 거리가 있다.


(무슨 일 있어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하룻밤 새 거리가 부흥했다고?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내가 꿈을 꿨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지만...... 그건 아니겠지......)


어제의 감각을 분명하게 생각해 낼 수 있다.

이것이 꿈이라고 한다면 이 세상의 꿈과 현실의 경계를 알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원인은 역시......


부기팝은 신지의 주변에 아무도 없는 때를 노려 말을 걸었다.


(신지 군?)

(?)

(잠깐 자네의 능력을 사용해 주지 않겠나?)

(canceler】 말인가요?)

(......”자네의 능력”을 보여줬으면 해.)


신지는 의아스런 얼굴을 했지만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적당히 거리를 캔슬했다.

순간적으로 신지의 몸이 이동한다.


(......역시 【canceler】인가......)

(무슨 일 있었어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가요?)


어제 사도가 쓰고, 신지도 썼던 그 흰 빛은 틀림없이 신지가 지닌 본래의 능력이리라.

야생 짐승은 자신의 이나 발톱을 사용하는 방법을 누군가에게 배우지 않는다.

기억을 잃어버린 신지가 쓸 수 있다고 한다면 신지가 지닌 본래의 힘밖에 없다.


(신지 군...... 자네의 능력은 대체......)


부기팝에게도 짐작이 가지 않는다.


신지가 자신의 능력을 쓸 수 있었던 이유......

기억을 빼앗기는 바람에 신지의 능력을 감싸고 있던 껍질이 약해졌던 걸지도 모른다.

엠브리오가 했던 말처럼 정신적인 껍질이라고 한다면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렇다면 신지의 능력을 개방시키는 열쇠는 역시 기억 속에 있을지도 모른다.

마유미도 읽어낼 수 없는 기억의 암흑에......


----------------------------------------------------------------------------------


금단의 상자가 한 번 열리고...... 닫혔다.

과연 그 안에 있는 것은 어떠한 힘인지......


그 대답은 소년도 사신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상자의 자물쇠는 풀렸다......


그 내용물은 소년에게 무엇을 가져올 것인지......

그것조차도 아직 소년은 모른다......


하지만, 봉인된 소년의 기억이 돌아올 때......

금단의 상자도 개방되어...... 힘은 소년에게 깃들리라......


그것은 머지않은 미래......

기억의 아픔에 바동거리며 소년이 움켜쥘 것은 빛나는 미래일 것인가...... 지옥의 과거일 것인가......


소년이 만들어내는 미래......

그 대답의 열쇠도 아직 소년의 마음속에......




이것은 소년과 사신의 이야기.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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